
우리는 건강을 위해 유기농 채소를 고르고, 비싼 영양제를 챙겨 먹으며, 매일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 그중에서도 매일 우리 피부에 닿고 입으로 들어가는 수돗물의 '염소(Chlorine)'가 우리 몸속 미네랄 균형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돗물의 소독을 위해 필연적으로 사용되는 염소는 수인성 전염병을 막아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하지만 이 염소가 역할을 다하고 난 뒤에도 물속에 남아 인체에 유입될 때, 우리 몸의 방어 체계와 미네랄 보유량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오늘은 깨끗하다고 믿었던 수돗물 속에 숨겨진 '염소'의 역설과 그 해결책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물속의 역설: 우리 몸의 미네랄을 훔치는 염소
수돗물에서 나는 특유의 소독약 냄새, 그것이 바로 잔류 염소의 증거입니다. 염소는 강력한 산화력을 가지고 있어 세균을 죽이는 데 탁월하지만, 문제는 이 강력한 산화력이 우리 몸에 이로운 영양소까지 공격한다는 점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비타민 C를 들 수 있습니다. 수돗물에 비타민 C 시약을 넣어보면 순식간에 반응하여 비타민의 성질이 사라지는 것을 실험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건강을 생각해서 쌀을 씻고, 과일과 채소를 헹구는 그 물이 오히려 식재료 표면의 항산화 성분을 파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몸속에 유입된 잔류 염소 역시 체내 활성산소를 증가시킵니다. 우리 몸은 이러한 활성산소를 중화시키기 위해 체내에 저장된 아연, 셀레늄, 망간 같은 항산화 미네랄을 과도하게 소모하게 됩니다. 즉, 염소에 자주 노출될수록 우리 몸의 '미네랄 통장' 잔고가 빠르게 줄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마시는 물보다 치명적일 수 있는, 샤워 속 숨겨진 염소의 습격
많은 분들이 마시는 물은 정수기를 꼼꼼하게 따지거나 생수를 사서 드시면서 건강을 챙깁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몸이 염소를 가장 많이 흡수하는 경로는 '마시는 물'이 아니라 '씻는 물'일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때 상황은 더욱 심각해집니다. 수온이 올라가면 물속의 염소는 휘발되어 가스 형태로 변하고, 밀폐된 욕실 공기 중에 가득 차게 됩니다. 이때 활짝 열린 피부 모공과 호흡기를 통해 염소가 몸속으로 빠르게 흡수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15분간의 샤워로 흡수되는 염소의 양이, 하루 종일 수돗물을 마셔서 섭취하는 양과 비슷하거나 더 많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유입된 염소는 피부 단백질을 산화시켜 피부를 거칠게 만들고, 두피의 모낭을 자극하여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아토피나 피부 트러블이 잦은 분들이라면 바르는 화장품을 바꾸기 전에, 씻는 물의 염소 제거가 선행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건강의 핵심, 장(腸)을 위협하는 염소: 미네랄 흡수 방해의 주범
우리 몸의 미네랄 건강은 '얼마나 많은 미네랄을 섭취하느냐'보다 '얼마나 잘 흡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흡수의 관문은 바로 장(Gut)입니다. 염소는 본래 살균제이므로, 나쁜 세균만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장 속에 사는 유익균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잔류 염소가 포함된 물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장내 미생물 생태계(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이 깨질 수 있으며, 이는 곧 소화 불량과 영양소 흡수율 저하로 이어집니다. 장 건강이 나빠지면 아무리 좋은 미네랄을 섭취해도 몸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배출해버리기 때문에, 결국 우리가 섭취하는 소중한 미네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염소 케어' 습관
수돗물을 아예 쓰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작은 습관으로 염소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리 몸의 미네랄을 지킬 수 있습니다.
먼저, 욕실 샤워기와 주방 수전에 염소 제거 필터를 설치하는 것을 적극 권장합니다. 특히 비타민 C가 함유된 필터는 염소를 중화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어 피부 자극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둘째,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할 때는 반드시 끓여 드시되, 물이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열고 5분 이상 더 가열해야 합니다. 그래야 염소뿐만 아니라 가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트리할로메탄 같은 부산물까지 휘발시킬 수 있습니다. 혹은 물을 받아두고 하루 정도 지나 염소가 자연적으로 날아간 뒤 사용하는 것도 전통적이지만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평소 항산화 미네랄과 비타민 섭취에 조금 더 신경 써주십시오. 불가피하게 노출되는 산화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 몸은 더 많은 방어 무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물은 생명의 근원입니다. 그 물이 우리 몸의 미네랄을 뺏어가지 않고 온전히 채워줄 수 있도록, 오늘부터 물을 대하는 방식을 조금만 바꿔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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